최근 테슬라가 전 세계에 걸쳐 차량 판매가격을 인하하는 뉴스가 연일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습니다. 많은 투자자들은 차량 판매가격 인하가 테슬라의 경쟁력 약화 및 수요 감소로 인한 것은 아닌지, 그리고 가격 인하가 매출, 그리고 마진 감소로 이어지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움직임은 테슬라의 고도로 계산된 전략적인 정책 변경이며, 이를 통해 전기차 시장뿐만 아니라 내연기관 차량까지 포함한 전체 자동차 시장의 시장 점유율을 크게 증가시킬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아래에서는 제가 이러한 결론에 이른 근거를 구체적인 수치를 바탕으로 설명드리겠습니다.
<목차>
1. 소나기 같이 이어지는 테슬라의 차량 판매가격 인하
2. 차량 판매가격 인하가 테슬라의 마진율에 미치는 영향
(1) 테슬라 차량 1대당 평균 매출액과 평균 생산비용
(2) 자율주행 관련 매출 및 비용을 제외한 차량 1대당 순수 판매가 및 생산비용 평균
(3) 차량 가격 인하 후 1대당 매출액 및 생산비용
3. 가격 인하에도 불구하고 견조한 테슬라의 매출총이익률이 갖는 의미
1. 소나기 같이 이어지는 테슬라의 차량 판매가격 인하
테슬라는 2022년 10월부터 2~3차례에 걸쳐 중국 내 차량 판매가격을 인하한 것에 이어 올해 들어 미국, 유럽을 비롯한 전 세계적으로 차량 판매가격을 인하하고 있습니다. 아래는 지금까지 확인 가능한 국가별 차량 판매가격 인하 내역입니다.
국가별, 모델별 인하 내역에 편차가 있기는 하지만, 2022년 3분기 기준으로 테슬라 인도량의 43%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에서 10% 내외로 가격을 인하하고, 41% 이상을 차지하는 미국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모델Y의 가격을 20% 가까이 인하한 것이 특기할 만합니다. 평균적인 인하율을 산출하기는 어렵지만 미국과 중국 내 판매가격 인하에 가중치를 두는 경우, 테슬라 전 차종에 걸쳐 17%가량의 가격 인하가 이루어지는 것으로 어림할 수 있겠습니다. 이 17%의 가격 인하율 어림치는 아래 계산에서 다시 활용하도록 하겠습니다.
2. 차량 판매가격 인하가 테슬라의 마진율에 미치는 영향
(1) 테슬라 차량 1대당 평균 매출액과 평균 생산비용
앞서 어림한 17%의 가격 인하율이 테슬라의 마진율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기 위해 우선 2022년 3분기 실적을 기준으로 테슬라 차량의 1대당 평균 매출액과 평균 생산비용을 산정해 보겠습니다. 이는 2022년 3분기 테슬라의 차량 총 매출액과 차량 총 생산비용을 총 인도량으로 나누는 방법으로 산출할 수 있겠습니다. 2022년 3분기를 기준으로 한 이유는 3분기 당시의 차량 가격이 작년 말부터 가격을 인하하기 전의 차량 가격을 대변한다고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래와 같이 산출한 1대당 평균 매출액과 평균 생산비용은 다음 3가지를 고려하여 산정하였습니다.
- 계산의 편의를 위해 차종(S/3/X/Y)을 고려하지 않은 전체 평균치를 산정하였음.
- 판매 차량과 리스 차량 역시 구분 없이 합산 후 평균치를 산정하였음.
- 규제 크레딧은 테슬라 차량 판매로 얻은 매출이 아니므로 매출액 산정에서 제외하였음.
구분 | 백만 달러 | 합계 (백만 달러, ①) |
인도량 (②) |
1대당 평균 (① / ②) |
판매 차량 매출액 | 17,785 | 18,406 | 343,830 | $ 53,532 |
리스 차량 매출액 | 621 | |||
판매 차량 생산비용 | 13,099 | 13,480 | 343,830 | $ 39,205 |
리스 차량 생산비용 | 381 |
위 계산 결과에 따르면, 테슬라 차량 1대당 매출액은 53,532달러이고, 1대당 생산비용은 39,205달러입니다.
(2) 자율주행 관련 매출 및 비용을 제외한 차량 1대당 순수 판매가 및 생산비용 평균
그런데 위 1대당 매출액과 생산비용에는 오토파일럿과 FSD(완전자율주행) 가격이 반영되어 있으므로, 이를 제외하여야 순수 차량만의 판매가격을 파악할 수 있을 것입니다. Troy Teslike가 정리한 자료에 따르면, 2022년 3분기 기준으로 다음과 같은 사실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 차량을 구매한 사람들이 오토파일럿을 구매한 비율은 7.2%이고, FSD를 구매한 비율은 7.4%임.
- FSD는 2022. 7. 1. ~ 2022. 9. 4.까지는 대당 12,000달러였고, 2022. 9. 5.부터는 대당 15,000달러였음.
- 오토파일럿은 3분기 내내 대당 6,000달러였음.
대당 오토파일럿과 FSD 가격에 구매율을 곱하면, 전체 오토파일럿과 FSD 매출액을 테슬라 차량 1대마다 분배한다고 가정할 경우에 어느 정도 금액을 분배할 수 있는지 알 수 있으며, 그 계산 결과는 아래 표와 같습니다. 다만, FSD의 경우 3분기 도중 가격 변동이 있었는데, 12,000달러였던 기간이 3분기 전체 기간의 2/3(3달 중 2달을 조금 넘는 기간), 15,000달러였던 기간이 3분기 전체 기간의 1/3(3달 중 1달이 조금 못 되는 기간)을 차지했던 것으로 보고, 그 가중 평균을 낸 값인 13,000달러(=12,000달러 x 2/3 + 15,000달러 x 1/3)를 기준으로 하였습니다.
구분 | 가격 | 구매율 | 1대당 분배 가격 |
FSD | 13,000 | 7.4% | $ 962 |
오토파일럿 | 6,000 | 7.2% | $ 432 |
합계 | $ 1,394 | ||
생산비용(매출총이익률 70% 가정시) | $ 418 |
위 계산 결과에 따르면, 테슬라 차량 1대당 FSD + 오토파일럿 매출액을 분배한 금액은 1,394달러입니다. 여기에 FSD + 오토파일럿의 매출총이익률을 소프트웨어라는 점을 감안하여 70%라고 가정하는 경우 FSD + 오토파일럿의 생산비용은 418달러입니다.
이와 같이 계산한 결과를 앞서 (1)에서 계산한 테슬라 차량 1대당 매출액과 생산비용에서 제외하면, 자율주행 관련 매출과 비용을 제외한 차량 1대당 순수 판매가 및 제조 생산비용 평균을 산정할 수 있고, 이를 기준으로 매출총이익, 매출총이익률도 다음과 같이 산정할 수 있습니다.
1대당 가격 | FSD 등 포함 (①) |
FSD 등 관련 (②) |
FSD 등 제외 (①-②) |
매출액(③) | 53,532 | 1,394 | $ 52,138 |
생산비용(④) | 39,205 | 418 | $ 38,787 |
순수 차량 판매 매출총이익(③-④=⑤) | $ 13,351 | ||
순수 차량 판매 매출총이익률(⑤/③x100) | 25.6% |
위 계산 결과에 따르면, 차량 1대당 순수 판매가는 52,138달러, 순수 제조 생산비용은 38,787달러입니다. 이는 규제 크레딧과 FSD + 오토파일럿 판매로 올린 매출액을 제외한 순수하게 차량 제조만으로 올린 1대당 매출액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3) 차량 가격 인하 후 1대당 매출액 및 생산비용
자, 여기까지 따라오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거의 다 왔습니다.
① 차량 1대당 매출액
이제 앞서 (2)항에서 계산한 차량 1대당 순수 판매가에 테슬라가 올해 초 단행한 가격 인하율(앞서 언급한 어림치인 17%)을 적용하면 올해 1분기부터 적용될 차량 1대당 순수 판매가 평균을 계산할 수 있습니다.
▷ 52,138달러 x (100% - 17%) = 43,275달러
여기에 FSD + 오토파일럿 관련 매출액을 추가하면, 차량 1대당 전체 매출액을 추정해 볼 수 있습니다. ① 2022. 9. 5.부터 FSD 가격은 15,000달러, 오토파일럿 가격은 6,000달러로 변동이 없었는데, 1분기 이후에도 이 가격이 유지된다고 가정하고, ② FSD와 오토파일럿의 구매율도 2022년 3분기와 같이 각각 7.4%, 7.2%라고 가정하면, 테슬라 차량 1대마다 분배되는 FSD + 오토파일럿 매출액은 다음과 같습니다.
구분 | 가격 | 구매율 | 1대당 분배 가격 |
FSD | 15,000 | 7.4% | $ 1,110 |
오토파일럿 | 6,000 | 7.2% | $ 432 |
합계 | $ 1,542 |
이에 따르면 차량 1대당 전체 매출액은 아래와 같습니다.
▷ 43,275달러 + 1,542달러 = 44,817달러
② 차량 1대당 생산비용
가격이 인하된다고 비용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마진율 계산을 위한 생산비용은 원칙적으로 2022년 3분기 기준 금액을 그대로 끌어와야 할 것입니다. 앞서 살핀 것처럼 2022년 3분기 기준으로 차량 1대당 순수 제조 생산비용은 38,787달러였고, 이에 따른 순수 매출총이익률은 25.6%였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작년보다 제조단가를 낮출 수 있는 요인이 아래와 같이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 인플레이션 감축 법안 시행에 따른 배터리 생산비용 감소
- 기가 베를린, 기가 텍사스 가동이 궤도에 오름에 따른 직접비용 감소
- 기가 상하이 생산라인 증설이 궤도에 오름에 따른 직접비용 감소
- 기가 베를린 생산량 증대에 따른 기가 상하이에서 유럽으로 보내는 물류비용 감소
- 전체적인 인플레이션 둔화로 재료비 등 제조원가 감소
그러므로 2022년 3분기의 매출총이익률 25.6%를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고, FSD와 오토파일럿이 함께 본격적으로 채택되기 전이면서, 기가 베를린과 기가 텍사스 가동을 위한 비용이 본격적으로 투입되기 이전인 2022년 1분기의 매출총이익률을 적용하는 것이 보다 적절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2022년 1분기의 차량 1대당 순수 매출총이익률(즉, 규제 크레딧과 FSD 관련 매출액을 제외한 것)은 29.4%(계산 과정은 2022년 3분기와 같은 방법을 사용하였는데, 복잡하므로 생략하겠습니다)이므로 이 비율을 2022년 3분기 차량 1대당 순수 판매가에 적용하면, 차량 1대당 순수 제조비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52,138달러 x (100% - 29.4%) = 36,810달러
한편 FSD + 오토파일럿 매출액 1,542달러에 매출총이익률 70%를 반영하면, FSD 등 관련 생산비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1,542달러 x (100% - 70%) = 463달러
이상과 같이 계산한 순수 차량 제조비용과 FSD 등 관련 생산비용을 합산하면, 차량 1대당 직접비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36,810달러 + 463달러 = 37,272달러
③ 차량 1대당 매출총이익률
앞서 계산한 차량 1대당 매출액에서 차량 1대당 직접비용을 차감하면, 차량 1대당 매출총이익 및 매출총이익률은 아래와 같이 산정됩니다.
1대당 매출액 | 1대당 직접비용 | 1대당 매출총이익 | 1대당 매출총이익률 |
$ 44,817 | $ 37,272 | $ 7,545 | 16.83% |
3. 가격 인하에도 불구하고 견조한 테슬라의 매출총이익률이 갖는 의미
앞서 살핀 바와 같이 테슬라는 가격 인하 이후에도 여전히 자동차 업계 기준으로는 매우 높은 17%에 가까운 매출총이익률을 누릴 것으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이는 규제 크레딧 매출을 제외한 수치이므로, 규제 크레딧 매출액까지 추가한다면 매출총이익률은 더 높아질 수 있습니다. 이는 매출총이익률이 10% 내외에 그치는 GM이나 포드 등 타 제조사에 비하면 여전히 크게 높은 수준입니다(참고로 아래 2021년 4분기 테슬라의 매출총이익률은 규제 크레딧을 포함한 수치로서, 규제 크레딧을 제외하면 30%에 살짝 못 미치게 됩니다). 테슬라가 자신 있게 가격 인하를 단행할 수 있는 이유도 바로 이처럼 타 제조사를 압도하는 매출총이익률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일론 머스크는 작년 12월 트위터 대담에서 테슬라는 올해 수익성을 다소 희생하더라도 판매량을 늘리는데 집중할 예정이라고 밝혔는데, 새해 벽두부터 가격 인하를 통해 그 계획을 실행에 옮긴 것입니다. 테슬라가 단행한 가격 인하에 올해부터 지급되는 전기차 크레딧 7,500달러까지 더할 경우, 인기가 많은 모델Y 롱레인지 모델의 경우에는 무려 31.1%나 가격이 인하되는 효과가 있는데(맨 앞의 국가별 가격 인하율 참고), 이 정도 가격 인하라면 그 자체로 광고 효과가 상당할 것입니다. 이에 따라 기존에 관심이 없던 사람들도 테슬라 차량 구매를 고려하게 되면서 테슬라 차량의 판매량 증대로 이어질 수 있을 것입니다.
테슬라 차량의 판매량 증대는 내연기관 차량을 주력으로 삼는 다른 차량 제조사들의 점유율 잠식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미 2021년 대비 2022년에 10~30%에 이르는 미국 내 판매량 감소를 경험하여 마진에 많은 타격을 받았을 타 제조사들이 과연 테슬라가 제안한 치킨 게임에 응할 여력이 있을지 커다란 의문이 드는 것이 사실입니다.
테슬라의 판매량이 증가하면 증가할수록 고정비용의 비중이 낮아지므로 이는 매출총이익률 증가와 그 하단의 영업이익률, 순이익률 증가로 이어질 것입니다. 그리고 이는 테슬라로 하여금 공격적인 가격 인하를 더 오래 지속할 수 있는 여력을 제공할 것이고, 다른 제조사들에게는 더욱 커다란 압박으로 작용하게 될 것입니다.
일론 머스크는 전기차 크레딧이 제공되기 시작하는 올해 초에 맞춰 가격 인하를 단행함으로써 소비자들이 더 크게 가격 인하 효과를 체감할 수 있게 하고, 이에 따라 늘어나는 주문량은 점점 정상 궤도에 가까워지고 있는 기가 베를린과 기가 텍사스의 생산 물량으로 충당한다는 생각으로 최적의 타이밍 러시에 들어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일론 머스크는 작년 말 트위터 대담에서 테슬라의 중요 회의는 하나도 빠짐없이 참석했다고 하면서, 테슬라에 대해 손을 놓고 있었던 것이 아니라고 강조하였는데, 실제로 당시에는 드러나지 않는 큰 그림을 이미 그리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며, 이 전략이 올해 맞아떨어지는 경우에는 그야말로 또 하나의 신의 한 수로서 칭송받게 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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