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회생에 골몰한 일론 머스크의 최근 행보를 비롯해 온갖 악재가 겹치는 통에 최근 몇 주간 테슬라 주가가 바닥을 모르고 폭락을 거듭하여 많은 투자자들의 마음을 심란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일론 머스크를 둘러싼 노이즈에서 잠시 눈을 돌려 테슬라의 펀더멘털을 살핌으로써 장기적인 투자가치를 점검하겠습니다.
1. 테슬라를 둘러싼 여러 가지 악재
최근 들어 테슬라 관련 악재를 전하는 소식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우선 트위터를 회생시키느라 테슬라의 경영은 물론, 올해 들어 모두 약 9,420만 주나 되는 테슬라 주식을 팔아치워 지분까지 내팽개친 듯한 일론 머스크를 둘러싼 노이즈가 가장 부각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중국 내 차량 판매 가격 인하와 전 세계적으로 줄어들고 있는 신규 차량 인도 대기기간, 12월 말 상하이 공장 생산 중단 루머 등 테슬라 차량에 대한 수요 감소를 의심하게 하는 소식들도 하루를 멀다 하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처럼 기업을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을 때는 가장 먼저 기업의 펀더멘털에 문제가 없는지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테슬라 주식을 매수한 투자자라면 (일론 머스크의 존재가 여러 가지 투자 이유 중 하나는 될 수 있었을지언정) 일론 머스크 개인에게 투자한 것이 아니라, 궁극적으로 테슬라라는 기업에 투자를 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아래에서는 테슬라의 펀더멘털을 지금까지의 실적 측면, 그리고 장래의 투자 전망 측면으로 나누어 살펴보겠습니다.
2. 테슬라의 지난 10년간 놀라운 실적과 현재
(1) 손익계산서 / 현금흐름표에 나타난 각종 지표

우선 살펴볼 것은 테슬라가 지난 10년간 손익계산서/현금흐름표에 기록한 각종 재무지표입니다. 개인적으로 지난 10년간 테슬라가 얼마나 힘겨운 과정을 거쳐 지금의 눈부신 성장을 이루게 되었는지 보여주는 자료로 각종 재무지표를 분기별로 표시한 막대그래프만 한 것이 없다고 생각합니다(참고로 상대적으로 회기별 편차가 도드라져 보일 수 있는 분기별 또는 회계연도별 지표 대신, 성장 추이의 연속성이 보다 잘 드러나도록 각 지표별 직전 12개월 합계치를 분기마다 표시하는 방식으로 그래프를 작성하였습니다). 위와 같이 모든 재무지표를 통틀어 S커브의 초입에 들어선 그래프를 그려낼 수 있는 기업은 현재 미국 시장에서 테슬라를 제외하면 아마 없지 않을까 합니다.
(2) 애널리스트 전망
이처럼 테슬라는 과거에 보여준 실적이 있기 때문에 테슬라의 미래를 상대적으로 보수적으로 보는 편인 애널리스트들의 성장 전망치(오늘 일자 시킹 알파 기준)도 웬만한 기업과 비교하여서는 상당히 높은 편입니다.
월가 전망치 | 과거 12개월 | '22년 | '23년 | '24년 |
매출액(달러) | 749억 | 833억 | 1,162억 | 1,471억 |
매출액 성장률 | +59.8% | +54.76% | +39.45% | +26.63% |
EPS(달러) | 3.61 | 4.13 | 5.66 | 7.06 |
EPS 성장률 | +188.42% | +82.77% | +37.05% | +24.72% |
위의 성장 예상치는 2026년에 인도량이 약 350만 대에 달할 것이라는 월가의 전망에 기초한 것으로 이해되는데, 이는 상하이, 베를린, 텍사스 각 공장에서 100만 대씩, 프리몬트 공장에서 50만 대만 생산/인도하여도 달성 가능한 수치입니다. 기가 상하이가 2019년 12월 첫 차량을 인도한 후 올해 10월, 11월에 월 9만 대 가까운 생산량(즉, 연율로 약 100만 대)을 달성하기까지 3년의 시간이 걸린 점을 고려할 때, 기가 베를린과 텍사스가 가동된 지 3년이 훌쩍 지났을 시점인 2026년이라면 지금 현상만 유지하여도 월가의 인도량 전망치에 충분히 도달할 것입니다. 만약 각 공장에서 증설이나 효율 개선 작업을 진행하거나, 올해 하반기부터 루머가 돈 것처럼 새로운 기가 팩토리가 신축된다면 위와 같은 예상치를 훌쩍 넘어서는 성장도 기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참고로 2024년 EPS 성장률 예상치 24.72%에 테슬라가 고성장주임을 감안한 PEG 1.8을 곱하여 PER 44.5를 산출하고, 여기에 다시 2024년 EPS 전망치 7.06을 곱하면 2024년의 주가는 대략 314달러 정도로 예상해볼 수 있겠습니다.)
(3) 마진율

테슬라는 2020년 1분기에 처음으로 직전 12개월 기준 영업이익률 흑자를 기록(위 그래프의 파란선 참고)한 이후, 가파르게 모든 마진율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이는 규모의 확장을 통한 매출 증대를 최우선시한 다음, 사업이 궤도에 오른 뒤에는 비용을 조절하여 마진을 늘려나가는 매우 모범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테슬라는 늘어난 생산량만큼 늘어날 수밖에 없는 직접비용이나 FSD, 테슬라봇 등의 개발을 위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추측되는 연구개발비와 달리, 판매/일반관리비의 경우 2021년 4분기 이후 직전 12개월 기준으로 45억 달러 수준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습니다. 테슬라로서는 이러한 추세로 비용 조절을 이어나가다가 일정 수준에 도달한 이후에는 그 비율을 그대로 유지하기만 하여도 (즉, 매출액과 같은 비율로만 각종 이익 지표를 성장시켜도) 어마어마한 마진을 기록할 수 있을 것입니다.
(4) 재무건전성
테슬라는 위와 같이 각종 마진율을 양전한 이후 무시무시한 속도로 현금흐름을 늘려나가고 있으며, 그 결과 2022년 3분기 현재 195억 달러가 넘는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기가 텍사스 건설에 100억 달러가 투입된 점을 고려하면, 이는 테슬라가 원한다면 당장이라도 기가 팩토리를 2개 지을 수 있을 정도의 현금 보유량입니다.
나아가 테슬라는 강력한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부채를 매우 빠른 속도로 상환한 결과 한 때 100억 달러가 넘었던 장기 부채를 20억 달러 수준까지 줄였습니다. 이에 따라 2020년만 해도 1.0이 넘던 테슬라의 부채자본비율(Debt to Equity Ratio)은 2022년 3분기 기준 제조업을 영위하는 회사로서는 매우 낮은 수준인 0.15까지 떨어졌습니다. 즉, 테슬라는 높은 이자를 지불해야 하는 부채에 의존할 필요 없이 영업활동만으로 자생이 가능한 상황이며, 이는 금리가 급속도로 상승하는 경제환경을 불필요한 출혈 없이도 스스로의 힘으로 너끈히 헤쳐나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5) 밸류에이션
테슬라는 분기를 거듭할수록 각종 재무 지표가 개선된 것과 달리 최근 주가가 반대 방향으로 흐른 결과 각종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역사적인 저점을 기록하고 있습니다(Ycharts 기준).
구분 | '22. 12. 17. | 과거 5년 | ||
최저값 | 평균값 | 중위값 | ||
PER | 46 | 46 | 496 | 353 |
Fwd PER | 26 | 26 | 55 | 53 |
EV/EBITDA | 20 | 20 | 84 | 71 |
내년 예상 EPS를 기준으로 산정하는 Forward PER의 경우에는 테슬라보다 훨씬 저조한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는 스타벅스와 유사한 수준으로 떨어진 상황입니다(시킹 알파 기준). 1년 전이라면 정말 상상도 할 수 없었을 정도로 테슬라의 밸류에이션이 저렴해진 것입니다.
구분 | TSLA | SBUX |
Fwd PER | 26 | 24 |
내년 매출액 성장률 | 39.45% | 10.75% |
내년 EPS 성장률 | 37.05% | 18.03% |
3. 테슬라의 성장 전망
(1) 단기적인 악재 분석
최근 테슬라의 중국 내 수요 감소에 대한 우려를 부추긴 뉴스는 10월부터 2~3차례에 걸쳐 전해진 테슬라의 중국 내 판매 차량 가격 인하 소식이었습니다. 이 소식만 놓고 보면 가격 인하가 오로지 수요 둔화로 인한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가질 수도 있으나, 시계열을 조금만 넓혀 보면 테슬라는 올해 3월에 모델 별로 14,000~20,000 위안, 6월에는 모델 Y의 가격을 19,000 위안 인상한 만큼, 최근의 가격 인하를 가격대를 원래대로 되돌리는 과정으로 볼 여지도 충분합니다.
한편 전 세계적으로 테슬라 차량 인도 대기기간이 짧아지고 있다는 점도 테슬라 차량에 대한 수요 감소를 암시하는 것처럼 보도되고 있기는 하나, 이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에는 여러 국가에서 보여주는 테슬라 차량에 대한 수요가 여전히 강력합니다. 11월의 경우 (i) 우선 중국에서 역대 최고치인 100,291대의 테슬라 차량을 인도하였고, (ii) 모델 Y가 연료 차량을 포함한 모든 차량 가운데 노르웨이와 스위스에서는 1번째로, 영국에서는 2번째로 많이 판매되었으며, (iii) 테슬라 차량 판매량 증가율의 경우, 독일에서는 전년 동기 대비 +92.7%, 프랑스에서는 전년 동기 대비 +168.58%를 기록하였습니다. (iv) 아울러 최근 판매를 개시한 태국에서는 3일 만에 5,000대가 넘는 주문이 접수되었다고 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대기기간의 감소가 오히려 수요를 증대시키는 촉매제로 작용할 여지도 상당하므로, 이를 반드시 부정적인 뉴스로만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됩니다.
(2) 장기적인 호재
반면 테슬라의 장기적인 성장을 기대할 수 있는 소식은 차고 넘칩니다. 이번 달에 테슬라 세미가 처음으로 인도되었으며, 이탈리아 공장에서 만든 사이버트럭용 기가프레스가 완성되어 기가 텍사스로 운송되었습니다. 기가 베를린의 경우 최근 관할 지역 위원회의 승인을 받아 공장 확장을 위한 개발계획 수립에 착수할 예정이라는 소식이 전해졌으며, 배터리 셀을 생산하는 네바다 공장 역시 확장될 것이라는 소식이 10월에 전해졌습니다. 올해 하반기에는 캐나다, 멕시코, 우리나라(!)까지 새로운 기가 팩토리를 건설할 후보지로 거론되는 등 생산량 증대를 위한 테슬라의 노력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한편 기가 상하이의 경우 10월 87,706대에 이어, 11월 88,654대의 차량을 생산하는 등 12월 생산 중단 루머와 무관하게 연율 1백만 대를 너끈하게 넘을 수 있는 생산력을 갖추게 되었고, 기가 텍사스도 9월 중순에 1만 번째 모델 Y를, 10월 말에 2만 번째 모델 Y를 생산한 것에 이어, 12월 중순에는 주당 3,000대(연율 약 15만 대)까지 생산함으로써 생산량을 순조롭게 늘려나가는 중이며, 기가 베를린도 11월말 1일 최고 생산량 550대(주 6일 근무를 가정할 경우, 역시 연율 약 15만 대)를 달성했다는 소식과 12월에서 1월 사이에 3교대를 시행할 예정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는 등 다른 기가 팩토리와 보조를 맞추어 나가고 있습니다.
4. 테슬라와 일론 머스크를 떼어 놓고 보자
일론 머스크처럼 거대한 비전을 가지고 있으면서 이를 실현시키기 위한 실행력까지 보유한 사람은 그리 많지 않으며, 심지어 그중 하나에만 몰두하여 성공하여도 역대급 업적으로 기록될 만한 사업을 몇 개씩이나 멀티 태스킹할 수 있는 천재는 아마 전무후무하리라고 생각됩니다. 심지어 한편으로는 중국 공산당과의 꽌시를 바탕으로 기가 상하이를 통한 제조/판매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키는가 하면, 다른 한편으로 서구 관료주의의 끝판이라고 할 수 있는 독일의 행정당국을 설득시키는 데 성공하여 기가 베를린을 성사시키는 인싸력까지 감안한다면 그야말로 일당백의 CEO라고 아니할 수 없을 것입니다. 이렇게 우수한 CEO가 전문 경영인들처럼 테슬라 경영에만 몰두하여 준다면 투자자들이 기대하는 미래는 더욱 빨리 다가올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러한 천재적인 이면에는 트위터라는 새로운 장난감에 빠져들어 올인하는, 일반인이라면 쉽사리 납득하기 어려운 성격을 가진 것 또한 일론 머스크입니다. 어쩌면 일론 머스크나 스티브 잡스 같은 천재들에게는 이처럼 괴짜스러운 일면이 필수적으로 동반될 수밖에 없는지도 모르겠으며, 이로 인하여 빚어지는 테슬라의 변동성이 정신건강에 해로울 정도라면 테슬라에 대한 투자 비중을 조절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러한 천재성이 가져다주는 득이 (이론의 여지는 있지만) 단발성 이슈인 트위터 서사와 같은 사건이 초래하는 실보다 훨씬 크다고 생각한다면, 지금은 일련의 노이즈의 영향을 받아 하락한 주가에 실망하기보다는 테슬라라는 기업이 지금까지 걸어온 길과 앞으로 나아갈 방향과 속도를 공부하고 투자를 지속할 마음을 잘 다져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테슬라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시장인 북미 시장은 아직도 전기차 침투율이 7%에 불과합니다. 로봇 택시나 테슬라봇까지 가지 않더라도, 전기차 회사로서의 테슬라의 여정은 이제 막 시작한 것에 불과합니다.
앞서 살핀 것처럼 이제 테슬라는 일론이 아기처럼 밤낮으로 돌봐주지 않아도 알아서 잘 굴러갈 만큼 충분히 성장하였습니다. 일론도 내심 이를 믿고 트위터 회생에 매진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일론이 없는데도 이렇게 잘해나가고 있는 만큼, 일론이 돌아왔을 때 부스터 달린 듯 사업이 추진되는 미래도 조심스럽게 기대해보며 이번 글을 마무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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