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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주식/팔란티어(PLTR)

팔란티어 주가 시총 1조 달러를 향해 - 마케팅 전략 대반전(feat. FoundryCon US)

by Orothy 2022. 10.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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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란티어의 아킬레스 건인 마케팅 전략의 부재가 지난주 개최된 FoundryCon US를 통해 얼마나 개선된 모습을 보였는지 살펴보고, 팔란티어가 시총 1조 달러 기업이 될만한 잠재력을 터뜨릴 수 있을지 가늠해보겠습니다.

 

<목차>
1. 팔란티어의 아킬레스 건, 마케팅 전략
2. FoundyCon US의 개최
    (1) 의의
    (2) 팔란티어 고객들의 경험담
3. 앞으로의 전망

 

1. 팔란티어의 아킬레스 건, 마케팅 전략

팔란티어는 ① 전쟁터와 같은 혹독한 환경에서도 막힘없는 임무 달성을 위해 개발한 고담(Gotham), ② 고담을 개발하고 운용한 경험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민간 기업들도 데이터 분석에 기반한 의사결정을 통해 획기적인 업무 효율 개선과 가치 창출을 누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개발한 파운드리(Foundry), ③ 이러한 고담과 파운드리 제품의 지속적인 개선 사항을 (고객 기업의 업무환경이 공공, 프라이빗, 하이브리드 클라우드이건, 개별 서버이건, 인터넷 접속이 불가능한 환경이건 구애받지 않고) 원활하고 안전하게 전송하기 위하여 개발한 아폴로(Apollo), 이상 3개의 주력 제품을 앞세워 빅데이터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부 고객, 특히 기밀과 보안을 중시하는 정보나 군사 관련 정부 기관이 절반을 차지하는 팔란티어의 고객 구성, 기술적인 진입장벽 때문에 언어적인 설명만으로는 이해하기 매우 난해한 팔란티어 제품들의 작동 원리, 일반인이 아닌 정부 기관이나 기업을 고객으로 하는 B2B 사업이라는 특성 등 여러 가지 이유 때문에 팔란티어는 도대체 무슨 일을 하는지 알 수 없는 기업이라는 평가를 직상장 이후 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팔란티어가 데모 데이 등 여러 이벤트를 통해 보유 제품군을 설명하는 기회를 마련하기도 하였지만, 이러한 노력도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에 대한 배경지식이 없이는 거의 이해가 불가능한 외계어로 채워진 그들만의 이벤트로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팔란티어가 자신들의 제품이 그 어떤 제품보다 우수하고 기업들에게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을 스스로 백날 떠들어봐야 알아듣지도 못할 공염불이었던 것입니다.

 

이에 개인 투자자들은 팔란티어가 자신들의 제품을 제대로 홍보하기 위해서는 파운드리의 무료 버전을 배포하여 많은 개발자들이 파운드리를 경험하게 함으로써 개발자들의 입소문을 타고 파운드리의 우수성이 널리 알려지도록 해야 한다거나(다만, 슬림화한 무료 버전을 배포하는 것은 서방의 기술이 소위 적으로 분류되는 자들의 손에 떨어져서는 안 된다는 팔란티어의 신념에 배치되는 접근 방법이기 때문에 어렵지 않겠냐는 것이 투자자들의 추측이었습니다), 팔란티어 스스로가 아니라 팔란티어의 고객들로 하여금 그들의 경험담을 대중에게 공개하도록 하여 팔란티어 제품의 우수성이 보다 설득력 있게 대중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마케팅을 전개해야 한다는 등의 의견을 지속적으로 제기해왔습니다.

 

2. FoundyCon US의 개최

(1) 의의

그런데 이러한 투자자들의 기대가 전달된 것인지, 팔란티어는 지난 10월 27일 주요 산업 분야를 대표하는 파운드리 고객들을 초청하여 서로 다양한 의견을 교환하고 그들이 파운드리를 사용한 경험담을 공유하는 자리인 FoundryCon US를 개최하고, 이를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https://www.youtube.com/watch?v=4e8yDULR5IQ)하였습니다.

 

팔란티어는 FoundryCon을 통해 자신의 제품을 스스로 홍보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고객들로 하여금 파운드리 제품을 사용한 경험을 공유하도록 함으로써 이들 기업과 유사한 산업에서 활동하는 다른 잠재 고객 기업들에게 파운드리 제품의 우수성을 훨씬 피부에 와닿게 전달하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개인 투자자들도 팔란티어의 고객 기업들이 파운드리를 활용하여 절감한 비용 등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며 전하는 생생한 증언을 들을 수 있어 팔란티어 제품의 우수성을 확인하고 투자에 대한 확신을 더욱 다질 수 있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2) 팔란티어 고객들의 경험담

FoundyCon 연단에서 파운드리를 사용한 경험담을 전한 기업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그 규모가 작지 않은 상장기업들도 포함되어 있는 데다가 다양한 산업 분야에 속해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팔란티어가 그들의 제품을 가장 효과적으로 홍보할 수 있는 고객군을 구성하기 위하여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음을 엿볼 수 있는 부분입니다.

FoundryCon 참여 기업
FoundryCon 참여 기업

 

해당 기업들의 목록은 아래와 같습니다.

 

회사명 (티커명) 산업군 시가총액 (10/28 장 마감 기준)
제이콥스 솔루션스 (J) 산업재 (엔지니어링 & 건축) 149.3억 달러
모건 스탠리 (MS) 금융 (자본시장업) 1392.8억 달러
미국 우주시스템사령부 방위산업 정부 기관
APA 코포레이션 (APA) 에너지 (석유 & 가스) 148.4억 달러
미국 국립암연구소 헬스케어 정부 기관
타이슨 푸드 (TSN) 필수소비재 (축산 제품) 246.8억 달러

 

연단에는 각 기업의 최고정보책임자(CIO)나 최고기술책임자(CTO)가 나서서 그들의 경험담을 공유하였습니다. 연단에 오른 이들은 하나 같이 파운드리가 그들 기업에 반드시 필요한 제품이라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었다는 파운드리와의 첫 만남, 데이터의 '데'자도 모르는 경영진이나 변화를 싫어하는 과학자들에게 파운드리의 필요성을 설득하는 과정에서 난관에 부딪혔을 때 팔란티어의 직원들이 그들에게 얼마나 큰 도움을 주었는지에 관한 이야기, 파운드리를 도입한 이후 그들의 업무 효율이 얼마나 비약적으로 상승하였는지에 관한 사례들을 소개하면서 파운드리의 장점에 대하여 역설하였습니다.

 

그중 구체적인 수치를 들면서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한 2개 기업의 경험담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제이콥스는 미 전역에서 300개에 이르는 공장 등 각종 산업용 자산을 관리하는 엔지니어링 및 컨설팅 회사입니다.

 

(i) 이 회사는 어느 공장의 폐수 처리에 소비되는 전력량 감축을 위해 파운드리를 이용한 데이터 분석을 진행하였고, 그 분석 결과에 따른 권장사항을 해당 공장 관리에 적용한 결과 기존에 백만 갤런의 폐수를 처리하기 위해 2,000 kWh 남짓 소모하던 전력량을 20% 가까이 줄일 수 있었으며 이는 300,000달러의 비용 절감 효과를 가져왔다고 합니다. 더구나 해당 공장은 규모가 작은 편이었다고 하니, 만약 이러한 개선 사항을 300개의 다른 사업장에 확대 적용할 경우의 비용 절감은 계산해보지 않아도 어마어마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합니다.

제이콥스
출처: Youtube Palantir 채널 - Palantir FoundryCon US 영상 발췌

 

(ii) 제이콥스는 각종 자산의 적절한 관리를 위해 150~200페이지에 달하는 업무 프로토콜을 마련해두었지만 그 양이 너무나 방대했기 때문에 현장에서 실제로 관리 업무를 수행하는 기술자들이 프로토콜을 그대로 준수하기를 기대하기는 매우 어려웠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를 파운드리 팀에게 전달하자 이들은 업무 프로토콜을 체크리스트 형식의 알고리즘으로 변환하여 관리가 필요한 시설 유형, 작업에 수반되는 리스크, 현재 가용 가능한 인력, 부품 재고, 예산 등에 관한 실시간 데이터를 바탕으로 누가 어떠한 작업을 수행해야 하는지를 구체적으로 알려주는 툴을 개발하였다고 합니다. 이를 통해 기존에 기획팀과 기술진 인력으로는 효율적으로 수립할 수 없었던 관리 계획을 매우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수립할 수 있게 되었고 현업으로부터도 매우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iii) 파운드리를 통해 제대로 된 계획을 수립하면 성과지표를 개선할 수 있음을 깨달았으며, 향후 주요성과지표(KPI)를 기존보다 2배 개선하고 비용 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합니다.

 

(iv) 아울러 파운드리는 이와 같이 도출한 개선사항을 다른 사업장에 빠른 속도로 배포하는 작업에도 도움을 주고 있으며, 올해 말까지 12개 사업장, 내년 말에는 30~35개 사업장에까지 배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합니다. 기존의 인력으로는 항상 정체되어 있던 작업이 파운드리 도입 후 급속도로 가속화된 것입니다.

 

타이슨 푸드는 육가공 제품 생산 업체입니다.

 

(i) 타이슨 푸드의 CTO는 팔란티어 제품을 도입하고자 하는 기업은 반드시 경영진의 반대를 각오해야 한다고 합니다. 그만큼 기업 문화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오는 제품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도입 후 성과가 나올 때까지의 기간이 너무나 짧기 때문에 경영진에서 반대를 할 겨를도 없이 파운드리가 기업 업무환경에 녹아들게 된다고 합니다. 무엇보다 팔란티어 직원들이 기업이 당면한 문제점을 경청하고, 이해하고, 해결책 개발을 위해 함께 고민하고, 매우 신속하게 실전에 도입될 수 있는 솔루션을 개발하는 모습에 감명을 받았다고 합니다.

 

(ii) 파운드리를 활용한 첫 번째 프로젝트는 식재료 소비효율 개선작업이었습니다. 쉽게 말해 음식을 만드는 과정에서 버려지는 식재료를 최소화하는 작업이었는데, 파운드리를 통해 불과 2개월 만에 솔루션을 개발할 수 있었고 연간 1천만 달러를 절감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당시 팔란티어에 연간 6백만 달러를 지불하고 있었으므로 이 프로젝트 하나만으로 이미 손익분기점을 넘긴 것입니다.

 

(iii) 다음은 트럭 적재량 효율화 작업이었습니다. 타이슨 푸드의 경우 2,900대의 운송 트럭을 보유하고 있는데 겨우 46%의 차량만 만차로 운행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파운드리를 통해 적재 화물 구성을 변경한 결과, 트럭들의 운송 거리가 줄고 적재량이 늘어나면서 무려 87%의 차량을 만차로 운행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합니다. 솔루션 개발에 걸린 기간은 4개월이고, 그 결과 연간 4천만 달러의 비용을 절감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iv) 다음은 재고 관리 효율화 작업이었는데, 이 프로젝트도 1개월 반만에 솔루션을 개발하였으며 무려 1억 달러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v) 결과적으로 타이슨 푸드는 불과 2년의 기간 동안 20개의 프로젝트를 진행하여 2억 달러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으며, 경영진이 팔란티어에 지출한 비용을 정당화시키고도 충분히 남을 만한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합니다. 앞서 팔란티어에게 연간 6백만 달러를 지불하였다고 하였으니, 이듬해 그 비용이 2배로 늘었다고 보고 2년간 대략 2천만 달러를 팔란티어에게 지불했다고 보수적으로 가정하더라도, 투입비용 대비 무려 10배의 성과를 낸 것입니다.

타이슨 푸드
출처: Youtube Palantir 채널 - Palantir FoundryCon US 영상 발췌

 

3. 앞으로의 전망

지금까지 파운드리를 직접 사용해본 기업 고객의 임직원이 아니라면 파운드리가 업무 효율 개선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었습니다. 아마 업무 성과를 대외적으로 공개하여서는 안 된다는 비밀협약 같은 것이 체결되어 있었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이번 FoundryCon을 통해 고객 기업들로부터 직접 구체적인 수치로 나타나는 업무 효율 개선 성과에 관한 경험담을 들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 다른 잠재 고객 기업들에게 엄청난 홍보 효과를 가져왔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마도 "파운드리를 어서 도입하지 않으면 영원히 경쟁에서 뒤처지겠구나!" 하는 위기의식을 심어주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요. 이처럼 다양한 산업군에 속하는 기업들의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면 (물론 지금도 엄청난 속도로 고객 수를 늘리고 있지만) 네트워크 효과를 통해 지금까지 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고객 수를 늘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품게 합니다.

 

특히나 인상 깊었던 부분은 고객 기업들이 단순히 수치적인 업무 개선 성과만을 소개한 것이 아니라, 팔란티어의 직원들이 자신들의 문제 해결을 위해 함께 얼마나 노력하였는지를 언급하며 만족감을 표시했다는 점입니다. 고객 기업이 직면한 문제에는 별다른 관심 없이 자신이 개발한 제품을 처음에 한 번 깔아주기만 하면 할 일을 다한 것으로 생각하는 일반적인 SaaS 기업과의 차별점이 이번 FoundryCon을 통해 잘 드러났다는 점도 비밀스럽고 의뭉스러운 기업이라는 팔란티어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벗기는데 많은 기여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Saas 기업 가운데 가장 성공한 기업으로 평가받는 세일즈포스(CRM)는 올해 들어 반토막난 주가에도 불구하고 1,600억 달러가 넘는 시총을 자랑합니다. 그런데 세일즈포스의 고객 기업은 150,000개가 넘는다고 합니다. 하물며 팔란티어의 경쟁자 중 하나로 꼽히는 스노우플레이크(SNOW)의 경우, 2022년 2분기 기준 고객 기업이 6,808개에 달하고 있습니다. 즉, 투자자들의 기대와 같이 팔란티어가 세일즈포스를 넘어 시총 1조 달러에 이르는 큰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2022년 2분기 기준 304개의 고객 기업만으로는 (세일즈포스와 팔란티어의 타깃 기업군이 다른 점을 감안하더라도)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입니다.

 

물론 팔란티어가 시총 1조 달러가 넘는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고객 확보 뿐만 아니라, 현재의 B2B에 한정되어 있는 제품군을 넘어 B2C 제품까지 개발하는 등의 사업 확장도 필요할 것입니다. 아직까지 B2B만을 영위하는 기업 중에 시총 1조 달러에 도달한 기업은 하나도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투자자들이 기대하는 로열로드로 가는 첫걸음이 고객 유치임이 분명하다는 점에서 이번 FoundryCon은 팔란티어에게 거대한 변곡점이 될 수도 있는 정말 박수받아 마땅한 이벤트였다고 생각합니다. 올해 처음 개최한 FoundryCon이 해마다 번창하여 언젠가 아마존처럼 대규모의 다양한 콘퍼런스를 개최하는 날이 오기를 들뜬 마음으로 그려 보며 이번 글을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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