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0일 발표된 소비자물가지수는 모든 투자자와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을 깨고 전년 대비 7.7%, 전월 대비 0.4% 상승한 것으로 집계되면서 주식시장의 엄청난 랠리를 이끌었습니다. 소비자물가지수의 세부 내역을 살펴 과연 어제의 상승이 하룻밤의 꿈이 아닌 연말을 향한 산타 랠리로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살펴보겠습니다.
◎ 헤드라인 수치
▷ 헤드라인 수치는 전년 대비 7.7%, 전월 대비 0.4% 증가한 것으로 나왔고,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물가는 각각 전년 대비 6.3%, 전월 대비 0.3% 상승한 것으로 발표됐습니다. 모든 수치가 애널리스트 예상치나 지난 9월 수치보다 낮았습니다. 헤드라인 수치의 경우 전월 대비 0.4%는 연율로는 5.4%이므로 지난 몇 달간 8~9% 수준에 비하면 확연히 낮아진 모습입니다.
구분 | '22. 9. | 10월 예상 | '22. 10. | |
전체 물가 | YoY | 8.2 | 7.9 | 7.7 |
MoM | 0.4 | 0.6 | 0.4 | |
근원 물가 | YoY | 6.6 | 6.5 | 6.3 |
MoM | 0.6 | 0.5 | 0.3 |
아래에서는 주요 항목별 물가 상승률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겠습니다. 괄호 안 비율은 해당 항목이 전체 물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나타냅니다.
◎ 식품 / 에너지
▷ 식품(13.705%): 식품 가격은 전월 대비 0.6% 상승하였습니다. 올해 중반 1.0%를 넘나들던 상승률과 비교하면 확연히 증가세가 꺾인 모습입니다. 다만, 증가세가 꺾였을 뿐, 여전히 증가하고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매월 0.6% 증가는 연율로 환산하면 7.4%이며, 물가 조정을 거친 실질 임금은 2020년 1분기 이후 여전히 하락 추세에 있으므로 일반인들이 체감하는 물가 인상의 압박감은 여전할 것으로 보입니다.
구분 | '22. 5. | '22. 6. | '22. 7. | '22. 8. | '22. 9. | '22. 10. | YoY |
식품 전체 | 1.2 | 1.0 | 1.1 | 0.8 | 0.8 | 0.6 | 10.9 |

▷ 에너지(8.010%): 에너지는 지난 3개월간 큰 폭으로 하락하던 추세를 멈추고 10월에 다시 전월 대비 1.8% 상승하였습니다. 휘발유 가격은 전월 대비 4.0%, 연료유는 전월 대비 19.8% 상승하였습니다. 이는 원유 가격이 10월에 상승한 영향으로 보입니다. 다만, 천연가스 가격이 10월에 큰 폭으로 하락한 영향으로 가스요금이 전월 대비 -4.6% 하락한 것이 눈에 띕니다.
구분 | '22. 5. | '22. 6. | '22. 7. | '22. 8. | '22. 9. | '22. 10. | YoY |
에너지 전체 | 3.9 | 7.5 | -4.6 | -5.0 | -2.1 | 1.8 | 17.6 |
휘발유 | 4.1 | 11.2 | -7.7 | -10.6 | -4.9 | 4.0 | 17.5 |
연료유 | 16.9 | -1.2 | -11.0 | -5.9 | -2.7 | 19.8 | 68.5 |
가스요금 | 8.0 | 8.2 | -3.6 | 3.5 | 2.9 | -4.6 | 20.0 |
에너지 가격이 올해와 같이 급격하게 상승하였고, 여전히 상승 추세에 있는 가장 주된 원인 중 하나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입니다. 또한 에너지 가격의 경우 물가 상승이 임금 인상을 부추기고 임금 인상이 다시 물가 상승을 부추기는 연결 고리에서는 다소 벗어나 있는 측면이 있습니다. 이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에너지 가격을 물가 전망에서 논외로 한다면, 식품 가격과 근원 소비자 물가의 상승 추세가 둔화되었다는 점이 이번 소비자물가지수 발표에서 가장 긍정적인 부분으로 보입니다.
◎ 서비스 분야
▷ 주거비(32.622%): 주거비는 전월 대비 0.8% 상승하면서 9월의 0.7%와 비교하여 상승폭이 더 늘어났습니다. 주거비는 여러 물가 항목 가운데에서도 가장 후행하는 지표 중 하나입니다. 주거비용의 경우, 세입자라면 1~2년 동안 차임이 고정되어 있고, 소유자라면 담보대출금리가 그보다 더 긴 기간 동안 고정(미국의 경우에 한정)되어 있는 것이 통상적이기 때문에, 지금 집값이 오른다고 하여 그것이 즉각적인 주거비용 상승으로 이어지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즉, 현재의 주거비용 상승은 대다수의 사람들에게는 내년이나 내후년 집을 옮기거나 새로이 세를 들 집을 구할 때나 체감될 것입니다.
구분 | '22. 5. | '22. 6. | '22. 7. | '22. 8. | '22. 9. | '22. 10. | YoY |
주거비 전체 | 0.6 | 0.6 | 0.5 | 0.7 | 0.7 | 0.8 | 6.9 |
아래에서 보는 것처럼 실제 전년 대비 차임 상승률은 1년째 10% 언저리에서 머무르고 있습니다. 반면 여론 조사로 집계한 주거비는 연율로 6.9% 상승한 것으로 확인된 만큼, 아직까지도 현재 시장에 형성되어 있는 주거비용이 물가 지표에 완전히 반영되기까지는 갈 길이 많이 남은 것으로 보입니다.

집값 역시 2021년부터 역대 최고 수준으로 가파르게 상승한 바 있습니다. 최근 들어 집값이 빠지고 있다는 기사가 나오고 있기는 합니다만, 앞서 설명한 주거비의 특징을 고려할 때 집값 하락이 물가에 반영되는 것 또한 그 이전까지 올랐던 가격이 물가에 다 반영되고 나서야 비로소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주거비는 전체 물가에서 무려 1/3이라는 커다란 비중을 차지합니다. 게다가 근원 소비자물가지수에서는 무려 4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합니다. 앞서 살핀 바와 같이 차임 상승률이 1년간 연율로 대략 12% 수준에서 형성된 점을 고려할 때, 주거비는 향후 1년간 매월 1.0%(=12% / 12개월) 가량 상승하는 상황을 가정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전체 물가 비중의 1/3이나 차지하는 주거비가 매달 소비자물가지수 발표 때마다 전월 대비 1.0%, 전년 대비 12% 수준의 상승률을 기록한다면, 주거비를 제외한 나머지 항목들의 상승률이 아무리 떨어지더라도 전체/근원 소비자물가지수는 생각보다 빠른 속도로 떨어지지 않을 수 있으며, 연준이 금리인상을 결정함에 있어 이 부분을 어떻게 해석할지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 주거비 제외 서비스(24.488%): 주거비를 빼고 계산하면 서비스 물가는 0.1% 내린 것으로 나옵니다. 한편 10월 -0.6%라는 큰 폭으로 하락한 의료비의 경우 보험사들이 매년 9~10월 의료보험 가격을 재산정한 데 따른 것이므로 그 효과는 향후 11개월 동안 추가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의료비가 전체 물가에서 6.894%를 차지하는 만큼 주거비와는 반대 방향으로 하방 압력을 제공할 것으로 보입니다.
구분 | '22. 5. | '22. 6. | '22. 7. | '22. 8. | '22. 9. | '22. 10. | YoY |
의료비 | 0.4 | 0.7 | 0.4 | 0.8 | 1.0 | -0.6 | 5.4 |
◎ 11월 소비자물가지수 + 12월 연준 회의
3분기 전반적인 기업 실적에서 확인된 것처럼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들의 수요는 확실히 둔화되고 있고, 그 영향으로 구글, 메타, 스냅챗 등 광고를 주력사업으로 하는 회사들의 이번 분기 실적에서 볼 수 있었듯이 기업들의 광고 지출 역시 크게 줄고 있으며, 이러한 현상이 서서히 지표상으로도 드러나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만약 인플레이션이 잡힌다면 실질 임금의 하방 압력이 해소되는 만큼 소비가 살아나게 되고 뒤이어 경기가 살아나면서 주식시장 또한 활기를 되찾을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이제 모든 투자자들의 눈길은 12월 연준 정례회의로 향할 것입니다. 공교롭게도 11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2월 13일 발표되는데, 이는 올해 마지막 연준 회의가 예정된 12월 14일 바로 전날입니다. 만약 12월에 발표되는 11월 소비자물가지수도 지금의 추세를 이어간다면 드디어 모든 투자자들이 바라마지 않던 연준 피봇도 가시권에 들어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왜냐하면 현재 연준 기준금리는 4.0%까지 오른 상태로서 10월 소비자물가지수의 전년 대비 상승률인 7.7%의 절반을 넘는 수준에 도달한 상태인데, 이는 소비자물가지수의 전년 대비 상승률은 10월과 비슷한 7.9%였으나 기준금리가 0.25%에 불과했던 올해 2월과 비교하면 완전히 다른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12월에 발표될 11월 소비자물가지수와 기준금리 사이의 간격이 얼마나 좁혀지느냐에 따라 향후 연준의 행보도 크게 달라질 수 있을 것이므로 당분간 이에 대한 전망이 시장 전반을 지배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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